체중 감량에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생리 주기가 갑자기 불규칙해지고, 몇 주 동안 생리를 하지 않았다. 단순한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아 병원을 찾게 되었다. 이 글은 다이어트 이후 생리 불순이 발생한 실제 경험과 산부인과에서 받은 진단과 조치 내용을 공유하는 솔직한 후기다.
1. 다이어트는 성공, 그런데 이상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나는 3개월 동안 약 7kg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하루 1,200kcal 수준으로 식단을 구성했으며, 주 4회 이상 유산소 운동도 병행했다. 체중계 숫자는 만족스러웠지만, 다이어트 2개월 차쯤 되면서부터 이상한 신호가 나타났다.
- 원래 규칙적이던 생리 주기가 미뤄짐
- 생리 전 증상(PMS)은 있는데 생리가 시작되지 않음
- 40일 이상 생리를 하지 않음
처음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가슴 통증과 피로감, 그리고 불안함이 심해졌고, 결국 산부인과를 찾게 되었다.
2. 병원에서 진단받은 결과: 기능성 무월경
병원에서는 혈액검사와 초음파를 통해 원인을 파악했다. 임신은 아니었고, 호르몬 수치가 기준치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였다.
의사는 “기능성 무월경”이라는 진단명을 설명해주었다.
기능성 무월경이란?
-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 외부 요인(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으로 난소 기능이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
- 배란이 일어나지 않아 생리 자체가 사라지는 현상
- 주로 체중 급감, 지방량 감소, 과도한 운동이 원인
내 경우, 다이어트로 인해 체지방률이 갑자기 낮아지고,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 생성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3. 의사의 설명: 여성호르몬은 지방과 함께 만들어진다
병원에서 들은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 말이었다.
“여성의 몸은 일정 수준의 체지방이 있어야 생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방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체지방이 급격히 줄면 뇌하수체-난소 축의 균형이 무너진다. 그 결과 배란이 멈추고 생리도 멈추게 되는 것이다.
4. 다이어트 방식에 대한 반성
나는 다이어트 당시,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식단을 구성했다.
- 아침: 고구마 + 닭가슴살
- 점심: 샐러드 + 삶은 달걀
- 저녁: 단백질 쉐이크 또는 생략
- 간식: 없음
- 운동: 유산소 40분 + 근력 20분
당시에는 “이렇게 해야 살이 빠진다”는 생각만 했고, 호르몬이나 생리와 같은 중요한 신체 기능은 고려하지 못했다. 다이어트가 단순한 외형의 변화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절실히 느꼈다.
5. 회복을 위해 바꾼 생활 습관들
1) 식단의 영양 균형 조절
- 하루 총 섭취 칼로리를 1,500~1,700kcal로 증가
- 아보카도, 들기름, 견과류 등 건강한 지방 추가
- 탄수화물도 적당량 포함 (잡곡밥 1/2공기 이상)
2) 운동량 조절
- 고강도 유산소 운동은 줄이고, 요가와 스트레칭으로 전환
- 주 2~3회 정도 중저강도 운동만 유지
3) 비타민과 영양제 섭취
- 비타민 D, 비타민 B군, 마그네슘, 아연
- 여성호르몬 밸런스에 도움이 된다는 달맞이꽃 종자유 섭취
4) 스트레스 관리와 수면 개선
- 매일 7시간 이상 수면
- 하루 10분 명상 습관
- 다이어트 목표보다 몸의 안정을 우선으로 생각
6. 생리가 돌아온 시점과 변화
이런 생활 습관을 적용한 지 약 5주 후, 생리가 다시 돌아왔다.
처음에는 양이 적고 기간도 짧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몸이 회복 중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후 2달 간격으로 다시 생리가 찾아왔고, 점차 정상 주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7. 이 글을 통해 꼭 말하고 싶은 것
다이어트로 인한 생리 불순은 단순한 ‘여성문제’가 아니다.
그건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생존 신호다. 체중 감량만을 목표로 식단과 운동을 무리하게 진행하면, 몸은 필사적으로 생존 모드로 들어가고, 생식 기능은 가장 먼저 멈춘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생리 불순을 겪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불임, 골다공증, 자율신경 이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조기에 관리하고 회복을 도와야 한다.
결론 요약
다이어트를 하며 생리 불순을 겪은 것은 내게 중요한 경고였다.
단순한 체중 감량보다 몸의 건강과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다.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